# Naraetic sensibility 12 _ 오로지 나 : Only me _ 내면적 자아와 표면적 자아간의 괴리감에 대하여

---------------------------------------------------------------------------------------------------

 

● 이번 '오로지 나(Only me)'전에서는 내면적 자아(self)와 표면적 자아(persona)간의 괴리감을 담은 김나래 작가의 신작들이 소개된다.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자아를 셀프라고 한다면, 타인과 그 관계를 의식하여 내세우게 되는 일종의 가면을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먼저 겉으로 드러나는 외적성격을 통해 타인을 판단하게 된다.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이 언급한 분석심리학(Analytic Psychology) 이론처럼,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는 의식의 영역을 통해 외부 세계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것이라 할 수있다. 셀프와 페르소나 모두 부인할 수 없는 ''의 모습이라는 것이 이번 전시의 테마이며, 작품은 서로가 보여주고 보이는 모습과 그 아래 내재된 모습들을 대조시켜 보여준다.

 

● 작가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소재로 마스크를 이용해 지속적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 가면 쓴 인물을 내세워 일종의 역할극을 하고 있는 배우의 모습과 같은 상황을 작품 내에서 의도적으로 연출한다. 그렇지만 연극과는 다르게 한 장면 내에서 작품의 의도를 전달하여야 하기 때문에 매 작업마다 극적인 표정이 요구된다. 따라서 영화 속 한 장면을 차용하거나 표정변화가 풍부하고 개성 있는 마스크의 모델들을 선정하여 작품에 등장시킨다. 처음에는 밝게 웃고 있는 표정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점차 슬프거나 애처로워 보이는 표정들에도 시선이 간다. 작가는 스스로의 모습이나 사적인 스토리들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 보다는 작품 속 타인을 통하여 감정 자체를 전달시키는 것에 주력한다. 보는 이 각자가 처한 상황은 다르더라도, 우리는 함께 더불어가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에서 전해지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의 감정들에 대하여 공감할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만한 생각들을 상기시켜 소통을 이끌어낸다. 가면의 형상을 한 인물들은 모두 다른 얼굴이지만, 결국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 감정과 사유에 대한 상징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작가는 평상시 느껴왔던 감정을 형상으로 재현했고 관객은 작가에 의해 재구성된 세계를 접하게 된다 작품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전시작에 작가에 의해 도안된 꽃들이 배치되어 있다는 공통점을 찾아 볼 수 있다. 인물 주위마다 피어나는 꽃들로 인해 작품은 보다 화려한 외형을 갖게 된다. 김나래의 작품에서 꽃은 지극히 장식적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나라 전통회화에서 보여지는 꽃들처럼 개인의 구복(求福)과 같은 '바람'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이 어떤 면에서는 민화 속 화재(花材)들과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민화에서는 다른 작품이라 하더라도 같은 품종의 꽃이 있으면 공통의 상징적 의미가 부여되어지는데 반해, 김 작가 작품의 꽃의 경우 각 작품마다 품종에 상관없이 다른 패턴을 띄고 있으며 작업 전반적으로는 바람을 나타내지만 작품내용에 따라 조금씩 달리 해석된 점에서 차이가 있다. 화려했던 시절이 그리운 이에게 꽃은 반짝거렸던 한때의 상징이 될 것이고, 꿈을 꾸고 있는 자에게는 이루고 싶은 소망, 그리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즐겁고 행복하고자 하는 감정 등으로 대변될 수 있을 것이다.

 

● 원색적인 색감이 인쇄된 시트지나 아크릴에 빛을 접목시켜 출력된 색감보다 더 화려하고 밝아지도록 연출한다거나, 스팽글이나 비즈로 장식하여 작품을 반짝거리게 만들어 준다. 이는 우선적으로 심미성을 위함이지만, 몇몇 유명인사의 모습이 담긴 작품에서의 몽환적이고 반짝거리게 표현한 기법들은 그들이 스타라는 신비한 존재이며 그렇기 때문에 느껴지는 거리감의 표현으로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원색적인 색감과 입체감, 그리고 개성 있는 표현기법들은 대중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이는 직접 작업을 하는 작가에게도 보다 즐겁고 밝은 마음가짐으로 제작에 임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인터뷰를 통해 작가가 색이 지닌 치유의 힘을 믿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무겁지만은 않은 작품분위기와 밝은 색감이 만들어내는 기분 전환에 힘입어 작가가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 즐겁고 자유롭게 작업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는 개인적으로 작업을 지속하는데 있어 긍정적인 효과라 생각된다.

 

 

사회 비판적인 시선보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기록으로 보여지는 이번 전시작들은, 타인이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않더라도 개인적 고민 때문에 혼자 상처 입거나 슬픔에 빠져들게 되는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번뇌를 담은 작품들과 평소 작가가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어왔던 인물들에게서 느껴지는 그들의 열정을 담은 작품들로 분류해볼 수 있다. 한 집단 내에서도 주위의 무관심속에 혼자 숨어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혹은 집단속에 묻힐까 두려워하며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이 있고, 개인의 경우에도 상황에 따라 내안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다른 감정을 내세우게 되듯, 타인을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여러 감정들과 그것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표정들에 대하여, 작가는 그것 중 무엇이 좋고 나쁘고의 판단에 개입시키지 않고 양면성 그대로를 드러내는 것에 치중하였다. 원활한 관계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기도 하는 이중적 모순에 대하여 작품 속 캐릭터들의 상반된 표정을 그리고 대치적인 구도를 이용하여 그 괴리감을 표현하였다. 작품 속 인물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감정과 생각들 모두 작가 자신의 심정을 은연중 드러낸 것이다. 표정이라는 것은 어떤 설명이나 말 필요 없이 감정을 직접적으로 타인에게 전달시킨다. 표정,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가. 모두 다른 모델이지만 가면이라는 형식 때문에 개인에 집중되기 보다는 다양한 사람들 중 특정 유형으로 인식된다. 작가는 전시작을 통해 타인에게 위장된 모습으로 드러내는 것에 대한 괴리감과 더불어, 타인을 통해 자신의 실체적인 모습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 전시장 중간 중간에 설치된 몇몇의 거울이 이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관객은 실제사람이 아닌 작품 속에 그려진 인물을 대면하고 스스로의 얼굴을 비추어 보며 잠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사람간의 상호관계라는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느껴왔던 내면적 감정과, 동일한 상황에서도 나만이 느끼게 되는 감정들에 대하여 나와 같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작은 위로, 나만 그런 게 아니였다는 동질감과 안도 그리고 그러한 생각이 파생시키는 무수한 물음표들이 이끌어질 수 있기를 이번 전시를 통하여 기대해본다. ■ 구나영

 

 

 

-----------------------------------------------------------------------------------------------------------------

.